Obsidian으로 마크다운 글 써서 GitHub 블로그에 올리기

글쓰기가 영 귀찮습니다

블로그에 뭐라도 써서 올리고 싶은데, 생각은 많은데 글 쓰려고 누워있다 벌떡 일어나려니 너무 귀찮은 겁니다. 웹 에디터 같은 것이 있다면 누워서 폰으로 뭐라도 끄적일 수가 있을텐데, 여기 GitHub 블로그에 올리려니 git 사용이 가능한 마크다운 에디터가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는 있는데 너무 귀찮아서 좌절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Obsidian?

그러던 와중에 동료 개발자분을 통해 Obsidian이라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마크다운 문서에 최적화된 노트 앱입니다.

Obsidian vs Notion

Obsidian과 비슷한 포지션(?)의 앱으로 Notion이 있겠습니다. 물론 기능은 Notion에 훨씬 많긴 하지만, 크로스 플랫폼으로 마크다운 또는 마크다운-스러운 문서를 편집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적어 봅니다.

파일 기반

Obsidian은 사용자가 접근 가능한 파일을 대상으로 편집을 도와주는 에디터입니다. Vault라는 개념이 있긴 한데, 그냥 IDE의 워크스페이스 같은 느낌으로, 편집할 프로젝트 폴더를 지정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반면 Notion에는 딱히 파일이나 폴더와 같은 개념이 없습니다. 따라서 md 파일을 기반으로 관리하는 GitHub 블로그를 위해 사용하기에는 조금 안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능

기능의 범위로만 따지면 단순 문서 작성부터 DB 관리까지 못 하는게 없는 Notion에 비해 Obsidian은 조금 부족해 보이긴 합니다. 대신에 Notion이 지원하지 않는 마크다운 편집 기능이 매우 출중합니다. 가령 클립보드에 있는 링크를 붙여 넣으면 자동으로 마크다운 링크 첨부로 바꾸어 준다든가, (아래에서 후술할) 사진을 붙여 넣으면 자동으로 웹에 업로드하여 링크로 붙여 넣어주는 플러그인을 활용할 수 있는 점들이 좋습니다.

플러그인

Notion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외부 연동을 추가해주고 있지만, 원하는 기능이 없으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Obsidian에서는 없는 기능은 커뮤니티 플러그인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git 플러그인과 이미지 업로드 플러그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플러그인도 없으면 템플릿을 기반으로 직접 만들어 배포할 수도 있습니다.

퍼포먼스

Notion은 느립니다. 특히 쓰면 쓸수록 느려집니다. Obsidian은 그에 비해 비교적 쾌적한 느낌입니다. 물론 아직 많은 양의 문서를 다루고 있지는 않아 지금 단언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문서를 편집하면서 퍼포먼스에 대해 불만이 생긴 적은 없었습니다.

iOS(& iPad OS)에서 200% 활용중입니다.

Atom을 쓰다가 Obsidian으로 넘어오기로 결심한 것은 iOS 지원 때문입니다. Obsidian은 iOS에서 구동되고, 대부분의 기능이 그대로 지원됩니다. iOS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글을 편집할 수 있는 겁니다. 누워서도 말이죠. 야호!

Obsidian은 파일 기반 에디터이기 때문에, 수정할 파일이 들어 있는 git 저장소를 로컬에 가져다 놓아야 합니다. iOS에서는 Working Copy를 사용해 git 저장소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간단합니다. Working Copy로 가져온 git 저장소를 Obsidian으로 편집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iCloud를 더하면

Obsidian의 vault를 iCloud Drive 안에다가 두면 자동으로 동기화 기능이 생겨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Mac과 iOS 기기들 모두에서 편집과 동기화가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여러 기기에서 편집된 git 저장소를 아무 기기에서나 열고 들어가 commit하고 올리면 바로 글이 발행됩니다. 이런 식의 흐름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1. 누워서 아이폰으로 새 글 템플릿 생성
  2. 앉아서 아이패드로 초고 작성
  3. 변경 사항이 자동으로 모두 동기화된 아이폰에서 Working Copy로 commit & push

즉, 기기를 가리지 않고 하나의 로컬 저장소에 접근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기마다 git을 통해 수동으로 버전을 관리해야 하는 것에 비해 몹시 편할 뿐만 아니라, pull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conflict가 나는 것도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설정도 동기화 돼요

Obsidian의 설정은 vault 내의 .obsidian 폴더에 저장됩니다. 따라서 vault가 동기화된다면 에디터의 설정과 템플릿, 플러그인을 비롯한 구성이 모두 동기화되는 것입니다.

블루투스 키보드와 최적의 조합

여기에 블루투스 빨콩 키보드를 얹으면 가히 극강의 생산성이 발휘됩니다. 네이티브 에디터 + iCloud 동기화 + Working Copy로 GitHub에 발행 + 외장 키보드로 큰 화면 다 쓰기의 조합으로 9년 된 아이패드가 최강의 글쓰기 머신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됩니다.

마치며

귀찮은 일을 덜어내면 새롭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보입니다. 귀찮음에 익숙해지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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