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가 조용했던 이유
지난 글에서도 호소(?)했던 내용인데, 블로그에 와서 각 잡고 글을 쓰는 것이 너무 귀찮았습니다. 그렇지만 삽질은 매일 일어나고, 생각나는 것들은 많기에 어딘가에는 기록을 하고 싶었습니다. 보통은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협업 메신저나 Notion에 써놓곤 했는데, 그것 이외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삽질 기록들을 가볍게 모아둘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온라인 낙서장(여깁니다)
포맷은 트위터(이제는 X)의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짧은 글로 빠르게 써서 올리는 방식이 좋아 보였습니다. 실제로 생각이 떠오르는 속도나 형태를 보았을 때, 이런 짧은 피드 형태가 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트위터는 제게 필요한 기능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의 컨셉이 제가 원하던 것과 달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교류하고 소통하는 곳이기에, 제가 쓴 정제되지 않고 지저분한 글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 조금 꺼려졌습니다. 그리고 소심한 성격상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상주하며 누군가와 충돌할 잠재적 기회를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마침 예전부터 사용하던 간단한 텍스트 CRUD 백엔드 API를 뽑아둔 것이 있어서(AWS Lambda로 띄우고 EBS에 저장합니다) 프론트엔드만 React로 얼기설기 짜서 올려두었습니다.
 마침 예전부터 사용하던 간단한 텍스트 CRUD 백엔드 API를 뽑아둔 것이 있어서(AWS Lambda로 띄우고 EBS에 저장합니다) 프론트엔드만 React로 얼기설기 짜서 올려두었습니다.
좋은 점
가장 좋은 점은 접근성입니다. Let’s Encrypt와 AWS 인증서를 받아줄 수 있는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인증도 없어 누구나 편집 가능한 최강의 접근성을 자랑합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데이터를 훼손한 사례는 없었네요. 접근이 빠르다는 것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바로 열어서 작성하기 좋다는 것이지요. 저기에는 following/follower도 없고 다른 사람의 포스트도 없습니다. 그냥 저 혼자 쓰는 조용한 공간이에요.
물론 방명록(
guestbook)에 손님께서 찾아와 글을 남겨주시긴 합니다. 근데 이름 안 써주시면 누구인지 몰라요.
저 feed에는 정말 날것을 그대로 적습니다. 주 사용 예시는 방금 막 삽질을 끝내고 온 직후입니다. 컴퓨터와 고군분투로 몇 시간을 날리고 나면 최소한 특정 기술과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꽤나 잘 아는 상태가 됩니다. 쓸 말이 넘치지요. 그것들은 goddamnlog에 적고, 그 과정에서 또는 우연히 알게 된 새롭고 흥미로운 지식들은 ahamoment에 적습니다. 나름 마크다운을 지원해서 표현력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거의 플레인 텍스트만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YAGNI
굉장히 작고 사용자가 1명뿐이지만 일단 인터넷에 공개되었으니 서비스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서비스는 제작년 말 즈음에 프론트엔드를 빠르게 만들어 배포한 이후로 거의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완성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따지자면 아직 문제가 많습니다. 마크다운 렌더링하다가 div 사이즈 초과해서 빠져나가는 버그도 있고, 아무나 편집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결점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 그런 것 없어도 잘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하찮은 이유이지요? 예전의 저 같았으면 이런 꼴(?)은 봐줄 수가 없어서 당장 고도화와 개선 작업을 시작하였겠지만, 다른 일을 하느라 꾸준히 바빠서 어쩔 수 없이 놔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의아니게 YAGNI(You Ain’t Gonna Need It)를 실천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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