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당신에게 그것을 시켰습니까
 2023년 4월 10일
  단상
세상에는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다. 개중에는 정말 좋아서 하고 싶은 일도 있는 반면에, 하기 싫은 일도 있을 것이다. 하기 싫은 일들 중에는 누군가가 시킨 것들이 많다.
우리의 삶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철저히 타인인 자들. 그들이 제시하는 삶의 “정답”에 맞추어 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에 비로소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고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조급한 기분이 들 때, 나에 대한 확신이 없고 삶에 자신이 없을 때, 우리의 영혼은 누군가의 그림자에 잠겨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이가 정해준 틀이 아닌, 나의 원래 모습으로 존재해도 된다는 편안함과 옳음을 느낄 때에, 삶의 시간은 흐르기 시작한다.
우리의 소중한 에너지는 다름이 아닌, 우리의 진짜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해내는 데에 사용되어야 한다. 너무 오래 묻어 두어서 녹이 슬어 버린 기억 저편에는 누구나 과거에 지나왔을 어린 시절의 내가 있다. 그 어린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도 지금까지는 무시하고 지나쳐 버리지 않았는가. 이제는 외부의 소음을 무시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용기가 필요하다.
당신의 삶에서 당신인 채로 살아왔던 시간은 얼마나 됩니까? 다른 이가 원하는 모습대로 살아오지는 않았습니까?
2025-10-26 덧붙임
군에 입영하고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새벽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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